학화호두과자 할머니 심복순 여사
한우물 파기 70년 호두과자 맥 잇는다
 
김흥수 편집국장
천안삼거리, 능수버들, 호두과자는 천안의 대표적 상징물이다. 강산이 몇 번이나 바뀐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이제는 그 유명했던 삼거리도 능수버들의 자태도 찾아볼 수가 없지만 천안호두과자는 그 모습이 지금도 고스란히 이어져 오고 있다. 일제시대인 1934년에 처음 호두과자를 개발한 이래 지금까지 70년 동안 변함없이 한 자리에서 호두과자를 만들고 있는 심복순 여사. 놀랍게도 일제시대 때 호두과자를 먹어본 일본 사람들이 반 백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그 맛을 기억하여 여행길에 천안을 들르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내년이면 아흔이 된다는 심 여사는 「학화과자」라는 호두과자점을 개업한 이래 현재까지 70년 동안 호두과자를 만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학화 할머니로 더 알려져 있다. 학화라는 명칭은 본인이 개업할 때 직접 지은 것으로 학이 빛이 나는 모양을 뜻하는 것으로 고고하며 매우 아름답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한 자리에서 70년 동안 한 우물만 팠다는 사실만으로도 뭔가 특별한 게 있을 터, 심 여사에게는 호두과자말고도 아주 특별한 삶의 향기가 난다. 5살 때부터 부친으로부터 배운 서예는 중국과 일본에서 서예전시회를 열 만큼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게 그러하고 학업에의 열정도 대단하여 88세 되던 작년에 호서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아 주위를 놀라게 한 점이 또 그러하다. 뿐만 아니라 독실한 기독신자인 심 여사는 10여 개의 교회를 세운 것으로 천안지역에서는 모르는 거의 없으며 저술가로서의 재능도 탁월하여 「나는 다윗왕보다 행복합니다.」와 「다윗왕 보다 행복해지려면」 등의 간증집을 저술함으로써 기독신자들에게 많은 감명을 주기도 하였다. 특히 한 외국인 선교사가 「나는 다윗왕보다 행복합니다.」를 읽고 깊은 감동을 받아 영문으로 번역하여 출간할 것을 제안하여 지난해 한영대역판으로 출간되기도 하였다.
이렇듯 심복순 할머니는 다재다능할 뿐 아니라 현재의 가게에서 30년 넘도록 함께 일한 직원들이 있을 만큼 정이 많다. 호두과자에 대한 그녀의 열정은 장남인 조국태 씨에게 이어져 그 또한 터미널 건너편에서 호두제과점을 경영하고 있는데 그녀가 장남에게 가업을 잇게 한 것은 단순히 재산을 물려주려는 의미 이상의 각별한 뜻이 담겨 있다. 일본여행 중에 우동집에 들렀다가 유명대학을 졸업한 수재가 할아버지 때부터 하고 있던 가업을 잇는 모습에서 강한 인상을 받은 그녀는 귀국하여 주유소 사업을 하고 있던 장남을 설득하여 가업을 잇도록 했다.
“공부도 많이 한 큰아들에게 호두과자나 만들게 하는 것이 어미로서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만 천안을 상징하는 명물인 호두과자가 후대에도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설득했어요. 그만큼 작은 호두과자 속에는 제 삶이 깃들어 있어요. 저는 한 평생 고생을 하며 돈을 벌었지만 하나님 사업에 쓸 뿐 절대로 아이들에게 보태줄 생각은 없어요. 무조건 부모에게 의지하는 나약한 자식 보다 고기 낚는 법을 스스로 깨우치는 자식이 되기를 바랄 뿐이지요. 다행히 큰아들이 어미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 뜻을 따라주어 한편 고마울 따름이에요. 사람들이 제 이름은 몰라도 학화호두과자 할머니 하면 많은 분들이 알고 있으니 하나님께서 제게 얼마나 큰 은혜를 주셨는지 몰라요. 제 소망이라면 남은 여생 하나님 사업을 계속하는 것과 학화호두과자가 후대에까지 명물로 이어지는 것이지요 ”
70년을 한결같이 외길을 걸어온 심복순 할머니의 소망은 이미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기사입력: 2003/07/31 [10:09]  최종편집: ⓒ ccnweek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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